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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구조 현장엔 '밥심' 돋울 취사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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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구조 현장엔 '밥심' 돋울 취사차가 없다

입력
2011.07.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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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낮 12시 우면산 산사태 피해를 당한 서울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 복구 지원을 나온 소방관 김창규(가명)씨는 따뜻한 밥과 국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지원 군인들을 보다 얼굴을 돌렸다. 소방서에서 도시락 등을 주문해 먹기는 하지만 맛이나 반찬 종류 등이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새벽부터 구조에 나서려면 '밥힘'이 중요한데 솔직히 힘이 안 난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구조 현장의 소방관들이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소방관들은 경찰이나 군인과 달리 취사차량이 지원되지 않아 김밥, 빵 등 간식으로 때우기 일쑤다. 남태령 복구 현장에는 서울소방방재본부 소속 취사차량 한 대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수백명에 달하는 소방관의 밥을 짓기에는 용량도 부족하고, 취사 인력도 없어 컵라면용 물을 끓이는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그나마 의용소방대 소속 자원봉사 주민들이 밥을 준비해와 끼니를 해결하기 다반사다. 현재 취사차량은 수도권에서 서울시 한 대, 경기도 두 대가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한 소방관은 "현장에 있다 보면 경찰 군인들과 공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 때만 되면 밥이 달라 머쓱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취사차량이 부족한 이유는 예산 때문.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각 지방본부에 나눠주고 있는데, 방재청은 국가기관이고 지방본부는 지자체 소속이라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심의 때 깎이는 경우가 많다"며 "각 지방본부에서 지자체 예산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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