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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사장 돌연 사의 배경 뭘까/ "방통위 압박카드" "총선 출마 수순"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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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사장 돌연 사의 배경 뭘까/ "방통위 압박카드" "총선 출마 수순" 분분

입력
2011.07.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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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은 안팎의 거센 비판 속에 연임에 성공한 지 5개월 만에 왜 갑작스레 사표를 던졌을까. 당사자의 진의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진주ㆍ창원 MBC 통폐합 승인 보류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얘기부터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행보라는 설까지 각종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김 사장은 29일 오전 11시 비서를 통해 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했다. MBC는 이날 낮 12시 보도자료를 내 "김 사장이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ㆍ창원MBC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시간 뒤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표현을 수정해 다시 자료를 냈다.

그러나 여러 정황 상 MBC 간부들조차도 김 사장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MBC 관계자는 "김 사장이 (사표 제출 직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자신의 거취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부터 8월 중순까지 진주ㆍ창원MBC 통폐합 승인 약속을 받았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통폐합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든 "항의의 표시"로든 사표를 낼 이유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앞당겨 거취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추측들이 떠돌았다. 김 사장이 총선에서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할 예정이며 늦어도 연말쯤 사임할 것이라는 말은 그 동안 방송가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다.

MBC 홍보국은 사표 제출 사유를 수정한 것에 대해 "처음 표현이 수동적인 의미가 강해 적극적인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MBC 안팎에서는 사의 표명 자체가 제스처에 불과하고 "항의의 표시"를 강조함으로써 주변에서 만류하고 본인이 마지못해 사의를 번복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방문진이 이날 김 사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오후 5시 긴급하게 임시이사회를 소집한 것도 사전 교감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엄기영 전 사장의 경우 사의 표명을 밝힌 당일 사표가 수리됐다. 이날 야당 추천 이사들은 갑작스러운 이사회 소집 배경을 문제 삼으며 모두 불참했다. 야당 추천 정상모 이사는 "8월 1일 10시에 이사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절차적인 조건도 갖추지 않고 날치기로 이사회를 소집해 불참했다"며 "오후 3시 36분에야 이사회 소집을 문자로 통보 받았다. 뭔가 술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비민주적 행태로 MBC 초유의 위기 상황을 만든 김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 추천 남찬순 이사는 이사회 소집 이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를 통해 김재철 사장을 구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방문진에 "거듭된 전횡과 폭력적 경영으로 MBC를 파탄 낸 김 사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특히 "사의 표명이 단순히 방통위 압박용이라면 공영방송 사장 자리를 놓고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진작에 MBC를 떠났어야 할 사람"이라며 사표제출이 만시지탄이라고 환영했다.

방문진은 8월 1일 열릴 예정인 임시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진의 확인 없이 설만 떠도는 상황이어서 사표 수리 여부는 물론, 사의 표명 계기가 된 진주ㆍ창원 MBC 통폐합 승인 여부 등을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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