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영의 영웅' 박태환(22ㆍ단국대)에게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했다. 그동안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6ㆍ미국)의 그늘에 가려있던 라이언 록티(27ㆍ미국)가 주인공이다. 이번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록티는 펠프스를 연거푸 제압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펠프스를 따돌리고 세계 정상에 섰다. 또 29일 배영 200m에서도 우승한 록티는 대회 첫 3관왕을 차지, 최우수선수(MVP)로 뽑힐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표로 삼은 박태환으로선 영화 속 불굴의 복서인 '록키'와 비슷한 록티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태환 미래' 제시하는 록티
상하이 대회 동안 박태환은 경쟁자 록티를 극찬했다. 그는 "갖고 싶은 몸매를 가졌다. 꾸준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는 대단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록티는 20대 초반부터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등에서 무수한 메달을 따내며 롱런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800m 계영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록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2, 동2개를 수확하며 세계 정상권 기량을 뽐냈다.
아직까지 젊은 박태환에게 이런 '꾸준함'이 '존경의 대상'이다. 개인혼영 200m에서 록티가 이번 대회 첫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을 때 박태환이 자신의 일처럼 환호한 것도 다 록티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마이클 볼 코치 밑에서 훈련하면서 "수영이 즐거워졌다"는 박태환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대 후반 들어서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록티를 '롤모델'로 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태환 자유형스타, 록티 펠프스급 만능스타
박태환은 록티를 두고 흥미로운 비유를 내놓았다. 그는 "펠프스가 날렵한 갈치, 파울 비더만이 고래 같다면 록티는 둘을 합쳐놓은 것 같다"며 "록티는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아이언맨 같다"고 칭찬했다.
박태환의 표현처럼 록티는 '아이언맨'에 가까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가진 록티는 자유형뿐 아니라 배영, 개인혼영 등에서 정상급 기량을 갖췄다. 만약 펠프스가 없었더라면 최고의 '만능스타'로 주목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록티에 비해 박태환은 자유형만 전념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박태환이 유명하지만 록티는 세계적인 스타. 좋은 신체 밸런스를 바탕으로 혹독한 훈련을 거쳐 박태환이 만들어졌다. 박태환은 상하이 대회를 앞두고도 하루 1만5,000m 가량 역영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록티는 서양 선수로는 드물게 박태환처럼 훈련량이 많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록티의 하루 훈련량은 1만8,000m에 달한다. 아버지가 수영 코치인 록티는 철저한 스케줄에 따라 훈련을 소화한 덕분에 나이가 들어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최선을 다하는 록티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한 박태환의 눈은 정확하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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