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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프로뮤지션' 김두산 GS건설 과장 "건설과 음악, 여러 파트의 조화라는 점에서 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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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프로뮤지션' 김두산 GS건설 과장 "건설과 음악, 여러 파트의 조화라는 점에서 닮았죠"

입력
2011.07.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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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생각했던 거와는 분위기가 좀 다른데. 재즈보다는 블루스나 록 분위기가 나도록 편곡을 다시 해야겠어." "동감이에요. 이 곡은 블루스 풍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23일 오전 서울 방배동의 퍼니잼(Funny Jam) 스튜디오. 경기 파주시 LG LCD공장 건설현장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주말을 맞아 현지 숙소를 나온 김두산(39) GS건설 과장이 향한 곳은 음악 프로듀서(PD)인 대학 후배가 운영하는 음반제작실이다. 김 과장은 지난 한 달여간 건설현장과 현지 숙소를 오가는 출ㆍ퇴근 시간과 취침 전 짬을 내 만든 곡을 믹싱(mixing)하기 위해 후배를 찾았다. 뭔가 곡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그는 함께 음악 작업을 하던 후배 황창근(38) PD와 의견을 주고 받은 뒤 "블루스로 가자"고 외친다. 믹싱 작업을 지휘하는 그에게서 프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흡사 전문 작곡가 내지 제작자 모습이다.

김 과장의 본업은 LCD공장 클린룸의 설비시공 담당. 하지만 작업복을 벗는 주말이면 작곡가이자 뮤지션으로 변신한다. 그간 작곡한 곡들이 무려 120여 곡. 몇몇 신인가수의 데뷔 곡을 써주기도 했다. 2000년엔 가수 왁스(본명 조혜리)의 1집 음반 작업에 참여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신디사이저 등 못 다루는 밴드 악기가 없을 정도다.

음악과 연주를 '미치도록' 좋아하지만, 저녁 8시는 넘겨야 끝나는 주중 일과 속에서 곡을 쓰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가 곡을 쓸 수 있는 시간이라 봐야 출ㆍ퇴근하는 자동차 안이나 취침 전 이불 속 등 일상 속 짧은 순간뿐이다. 그 때마다 떠오르는 멜로디를 휴대폰에 음성녹음 해두고, 주말이면 이 멜로디들을 모아 수정ㆍ편곡하는 식이다.

그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곡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다. 꿈이 있다면 자신이 만든 곡으로 음반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사실 바쁘게 돌아가는 건설현장 직원이 작곡을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시간이 남아돌아 하는 걸로 오해할까 봐 드러내놓고 활동하는 편은 아니에요. 술 먹고 노는 시간을 줄여서 나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거죠."

'음악'과 '건설'. 언뜻 보면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이 둘처럼 닮은 것도 없다는 게 김 과장의 생각이다. "건축, 전기, 설비, 토목 등 여러 파트가 함께 조화를 이뤄야 좋은 건설이 이뤄지듯이, 여러 악기가 조화를 이루고 화음을 내야만 비로소 좋은 음악이 되는 거죠. 바로 제가 건설과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바쁜 일상에다가 주말마저 음악 작업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 현장 근무 탓에 주중엔 파주의 직원숙소에서 보내고, 간만에 나온 주말 시간은 음악 녹음으로 보내니 그럴 수밖에. 김 과장은 "남편과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라며 "평생 취미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가족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조영호기자 you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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