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이었다.
1년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대화가 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이틀 일정을 마치고 종료됐다. 6자회담 재개나 추가 북미대화를 위한 명시적 합의는 없었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과 수순, 관계정상화 등 민감한 현안을 폭넓게 논의해 추가 대화와 남북관계 진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감대는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자회담 조기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대화국면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미 국무부가 첫날 회의를 마친 뒤 "진지하고 실무적이었다"고 한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북한 대표단의 뉴욕 체류기간 중 한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추가 실무접촉 가능성도 거론된다. 뉴욕에 급파된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의 접촉설이 흘러나온다. 북한 대표단은 8월 2일까지 뉴욕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9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2005년 9ㆍ19 공동성명 이행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등을 재차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최대 현안인 우라늄 문제에서 9ㆍ19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북한은 타협안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에서 유연한 입장을 제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회담은 전날보다 한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첫날 회담에서도 오전 회의를 마치고 낮 12시가 조금 넘어 회담장인 미국 유엔대표부 건물에서 나온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분위기가 좋았고 건설적이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 대표단과 점심을 같이 하지 않았지만 오후 회담을 앞두고 직접 회담장 입구에 나와 김 제1부상을 맞았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양측 대표단이 뉴욕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전했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미 대표단의 보좌관이 정치학자 찰스 쿱찬의 저서 <적이 친구가 되는 법(how enemies become friends)> 을 갖고 들어가는 모습도 목격돼 주목받았다. 적이>
뉴욕=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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