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코스닥기업을 무일푼으로 인수한 후 100억원 가까운 회사 돈을 빼먹고 1년 만에 빈 껍데기로 만든 금융사기꾼(한국일보 2월 23일자 12면)이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동물사료 및 의약품 제조업체 중앙바이오텍의 전 회장 황모(52)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2008년 9월 코스닥업체였던 중앙바이오텍을 인수한 뒤 1년 만에 회사 돈 45억원을 빼돌려 임의로 사용하고, 다른 기업이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사옥과 공장 등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6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특히 거액의 회사 돈이 사라진 사실을 감추기 위해 결산 때마다 대여금과 선급금이 131억~166억원이나 남아 있는 것처럼 분식회계를 했다. 중앙바이오텍의 감사보고서를 조작해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회계사가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중앙바이오텍은 동물용 의약품과 사료첨가제 시장에서 줄곧 2, 3위권을 유지하고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부채가 없었던 우량 회사였지만 황씨가 새 주인이 되면서 망가져 지난해 4월 자본잠식으로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황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올해 2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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