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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폭탄/ 장마 후 집중호우, 90년대 이후 11회 "아열대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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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폭탄/ 장마 후 집중호우, 90년대 이후 11회 "아열대 한반도"

입력
2011.07.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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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사흘간 쏟아진 집중호우는 한반도의 여름철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26부터 28일 오후 9시 현재까지 내린 서울의 누적강수량은 537.5㎜로 3일 연속강수량으로는 1907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연평균 강수량(1,450.5㎜)의 30%를 상회하는 수치다. 경기 동두천도 누적강수량이 662.0㎜에 달했다. 시간당 강수량도 갱신했다. 동두천의 시간당 강수량은 84㎜를 기록, 기상 관측 이래 7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관악구(113㎜)는 1937년 7월 30일(146.9㎜) 이후 역대 두 번째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는 장마가 종료된 뒤에 오히려 더 큰 비를 퍼부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통 한반도의 여름철 강수는 장마가 끝나고 나면 태풍이 올 때를 제외하곤 비가 오는 경우가 적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장마 종료 후 장맛비보다 더 독한 비가 내리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장마 이후 집중호우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10년까지 장마기간 보다 그 이후에 더 많은 비가 내린 경우가 총 14번이다. 이중 79%(11회)가 90년대 이후 나타났다. 집중호우라 부르는 시간당 30㎜ 강수량도 꾸준히 증가추세다. 2000년대까지 평균 3회에 머물던 빈도는 2007년 들어 2배 늘어난 총 7회를 기록했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분석관은 "2000년대 들어 집중호우의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집중호우 발생시기도 9월초까지 이어지는 등 여름철 강수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마가 끝난 뒤 오히려 강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장마 대신 우기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장마가 끝나고서도 비가 오니 장마라는 표현이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우기는 열대 아열대 지방에서 비가 집중적으로 많이 오는 시기를 말한다. 우기 도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여름철 장마 이전과 이후에도 비가 지속되고 이번처럼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근거를 대고 있다. 기상청 정준석 기후예측과장은 "사람들은 장마가 끝났다고 하면 무조건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늦가을까지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마보다는 우기라는 개념을 인식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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