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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방통심의위원 이번엔 여성 음부 그려진 그림 블로그에

입력
2011.07.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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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를 노출하면 전부 음란물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

27일 이런 도발적 문제 제기와 함께 자신의 블로그에 남성 성기 사진들을 게재했던 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28일에는 여성 음부가 그려진 19세기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을 올려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박 위원은 전날 파문이 커지자 성기 사진들을 스스로 삭제했는데, 일부 네티즌과 보수 언론 등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진을 올린 본래 취지를 전하기 위해 그림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올린 남성 성기 사진들은 박물관(파리 오르세박물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쿠르베의 이 그림과 같은 정도의 수위였다”며 “성기도 이처럼 지고한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는 만큼 국민의 정신 생활에 개입하는 방통심의위는 표현의 자유 보장에 근거해 심의 기준을 명확하고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보통신심의규정 8조 1항에 규정한 대로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정도로 성적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가 아니면 제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삭제하는 것은 ‘검열’이라 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예술적 정치적 표현에 대한 차단과 검열이 일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위원이 쿠르베의 그림을 올리자 네티즌 사이에서 ‘이번에는 여성 성기 그림을 올렸다’는 식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이에 대해 “저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는 만큼 저에 대해서도 그들이 견해를 표명할 자유가 있으니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런 의견 표명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토론까지 억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쿠르베의 그림을 올린 것은 그것이 음란하냐 안 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해보자는 의미였다”며 “지금 방통심의위에서 이뤄지는 심의란 것이 게시물 주인의 의견 청취 절차도 없고, 삭제할 때 사전 고지도 없는 등 국민들에게 중요한 이 사안이 너무 모르게 진행되는 면이 있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블로그에 원 게시물을 게재하는 것은 문제의 초점을 흐리는 것 같아 유보할 생각”이라며 “방통심의위 내부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토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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