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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1년7개월 만에 뉴욕서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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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1년7개월 만에 뉴욕서 재개

입력
2011.07.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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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려 합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각각 대표로 하는 북미회담이 2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9시께 숙소인 미국 뉴욕 밀레니엄 호텔 앞에서 북미대화에 임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화가 잘될 것 같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회담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한 것은 없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날도 김 부상이 회의 참석차 숙소를 나서자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질문세례를 퍼붓는 등 전날 공항 입국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재연됐다. 미 행정부는 경호원 등 일체의 보안조치를 취하지 않아 김 부상은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까지 오는데도 애를 먹었다. 김 부상이 호텔 앞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동안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최선흐 ㅣ부국장은 호텔 뒷문으로 나와 차 안에 대기하고 있다가 김 부상과 함께 1분 거리의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로 향했다. 미국 대표부에서는 보즈워스 대표가 입구에 나와 김 부상 등 대표단 일행을 맞이했다.

회담에는 북측에서 김 부상을 비롯해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최선희 부국장 등이, 미국에서는 보즈워스 대표와 클리퍼드 하트 북핵 6자회담 특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인사 등이 참석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 방문 이후 1년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대화는 북미 및 6자간 현안에 대한 타협을 시도하기보다 다양한 이슈를 놓고 서로의 입장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분위기 탐색이 주된 목적이라는 얘기다. 회담 결과에 따라 후속 북미대화와 남북대화 속도 등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7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9ㆍ19 공동성명에 담긴 의무를 이행할 준비가 돼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탐색적 대화'가 될 것"이라고 회담 성격을 규정했다. 그는 또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번 회담을 6자회담에 앞서 북한의 의중을 확인하는 척도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이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이는 것은 비핵화 사전 조치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데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정서상 남북대화에 속도를 낼 수 없는 한국 정부의 처지를 감안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회담에서 예상과 달리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를 강도 높게 거론했다는 후문이다. 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북한의 핵개발 중단과 이를 검증할 국제사찰단 복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나선 것은 한반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북미관계를 방치했다는 비난이 나올 것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가장 우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일단 대화 테이블로 끌어냄으로써 도발을 억제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게 북미대화에 임하는 미국의 의도로 보인다.

한편 회담에 맞춰 한국 측 6자회담 차석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28일 뉴욕으로 출국했다. 북미 대화 관련 사항을 미국과 협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뉴욕에서 남북미 3자 실무회담이 전격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조 단장이 최선희 부국장을 만나 제2차 남북 비핵화 회담 일정을 협의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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