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상용어와 지명 가운데 불교에 뿌리를 둔 어휘를 가려 뽑아 사전식으로 정리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지명 사전> (불광출판사 발행)이 출간됐다. 농공학자이자 현재 육군 제1공병여단 등에서 지도법사로 활동하는 박호석 전 농협대 교수가 썼다. 불교에서>
박 전 교수는 책 머리말에서 불교에서 나온 우리말 의미가 원뜻과 다르게 변질된 경우를 종종 본다며 이는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심화되었고 최근에는 종교간의 경쟁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우리가 쓰는 일상의 언어에서조차 편을 가르고 그것이 내 말이라고 우기거나 왜곡"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참회'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는 '죄를 뉘우쳐 하느님에게 고백하는 일'로 기독교 용어처럼 설명하지만 실은 불교에서 온 것이다. 산스크리트어 크샤마(ksama)를 음역한 참마(懺摩)를 줄여 '참'이라 하고 여기다 크샤마의 의역 '회'를 합친 것으로 '과거의 죄악을 깨달아 뉘우치거나 부처님에게 고백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지명도 지세가 연꽃 모양이라는 뜻의 '연화(蓮花)'는 인천이나 부산, 충남, 경북, 전북, 전남 등 전국 각지 약 30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말 상용어 가운데 630여개, 지명 540개의 유래와 원뜻, 쓰임을 이런 식으로 밝혀 놓았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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