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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산사태로 인하대 발명동아리 10명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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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산사태로 인하대 발명동아리 10명 참변

입력
2011.07.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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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면 매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쁜데도 아이들에게 과학 봉사활동 한다고 집을 나선 아이였는데. 왜 여기 이렇게 눈을 감고 누워 있는 거냐. 제발 말 좀 해봐라."

27일 새벽 갑작스런 산사태로 운명을 달리한 이정희(25ㆍ인하대 컴퓨터공학과3년)씨의 시신을 확인한 아버지 이상규(54)씨는 목놓아 오열했다. "아침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곧장 달려 왔습니다. 텔레비전에 '이종희'라는 이름으로 나오길래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건만…."

서울 수도권과 강원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채 꽃망울을 피우지 못한 10명의 젊은이를 앗아갔다. 과학발명교실 봉사 활동을 위해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인하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대학생들. 때 아닌 폭우는 이들의 방학봉사 활동을 '생의 마지막 봉사'로 만들었다.

이날 오후 이들의 임시빈소가 마련된 강원대학병원과 춘천성심병원은 이들을 그리는 유족들의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봉사활동에 나섰던 이민성(26ㆍ나노시스템공학과 4년)씨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어머니 김미숙(50)씨는 "떠나기 전 남편이 '취업준비나 하지 뭣 하러 가냐'며 타박을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며 울먹였다. 이씨는 이 동아리의 최고참 선배로 벌써 세 번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했었다.

희생자 중에는 대학 캠퍼스 생활을 갓 시작한 신입생도 있었다. 생활과학부 1학년인 김유라(20ㆍ여)씨의 숙모 백정옥(48)씨는 "조카가 대학에 합격한 뒤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며 "얼마 전 발명동아리에 들었고, 곧 대회도 나간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같은 과 동기 최민하(19ㆍ여)씨도 동아리의 봉사활동에 처음 참가했다 변을 당했다. 이들은 같은 방 옆자리에서 잠을 자다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인하대생들의 참변 소식이 전해진 뒤 동아리 인터넷 카페와 이들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추모 글이 이어졌다.

동아리 인원 35명 중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학교 측도 할 말을 잃었다. 인하대는 총장이 새벽부터 출근해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대책과 유가족 문제를 논의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유가족과 협의해 사망자는 최고의 예우를 갖춰 학교장으로 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춘천=김현수기자 ddacke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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