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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맞은 서울… 곳곳 아수라장/ "억수비에" 지각출근 "비 더온다" 조기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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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맞은 서울… 곳곳 아수라장/ "억수비에" 지각출근 "비 더온다" 조기퇴근

입력
2011.07.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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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폭우가 쏟아진 27일 1,000만 시민이 모인 서울은 온갖 돌발사태가 속출했다.

출퇴근 시간대 서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오전 한 때 시간당 최대 100㎜가 넘게 퍼부은 물폭탄으로 저지대 지역 직장인들은 도로 침수로 아예 출근을 포기했다. 집을 나섰어도 평소보다 출근시간이 최대 5, 6배 더 걸려 지각자가 속출했다. 양재동 자택에서 강남역 근처 회사를 다니는 김모(30)씨는 "평소 버스로 15분이면 가는데 차가 막혀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동료들도 모두 지각했다"고 말했다. 집 근처 남부터미널역에서 지하철로 출근하려던 임모(33)씨는 "무릎까지 물이 차 역내로 들어가지 못해 결국 서초역을 이용했다. 물에 휩쓸려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학가도 비상이 걸렸다. 국제하계대학 수업을 진행 중인 연세대는 새천년관 뒤편의 하수가 역류해 지하1층 강의실 등 건물 내부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오전 수업 4개를 휴강했다. 서울대는 교내 연못인 자하연 물이 넘치는가 하면 인근 도림천이 범람, 교내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이 속출했다.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큰 고충을 겪었다. 광화문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김종훈(41)씨는 "전날 모래주머니로 가게 입구를 막아두고 갔는데도 오전 9시에 와 보니 물이 무릎까지 차 수압 때문에 가게 문도 겨우 열었다"며 "빗물에 냉장고와 제빙기가 고장 나 커피도 못 팔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광화문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최인태(64)씨 역시 "빗물이 한꺼번에 가게 안으로 들어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비가 주춤해져 물은 빠졌지만 흙과 이물질이 가게 바닥에 들러붙고 전기도 나갔다"고 했다.

낮까지 비가 계속되자 점심시간 관공서와 학교 구내 식당은 초만원을 이뤘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밖에 나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비가 쏟아져 시청 구내식당에는 휴가철 평균보다 200여명 많은 1,420여명이나 몰렸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구내식당은 경기 안산시에서 출발한 배식차가 외곽순환도로에서 막혀 서울로 들어오지 못하는 바람에 아예 배식을 못했다.

조기 퇴근을 실시한 회사도 적지 않았다. 경기 분당과 서울 신대방동이 본사인 NC소프트와 KTH는 퇴근 시간을 오후 4시로 2시간 앞당겼다. 그러나 일부 지하철역이 침수돼 지하철 운행이 중단ㆍ지연되고, 도로에 침수된 차량이 방치되면서 진출이 통제돼 출근길 교통대란은 퇴근길까지 이어졌다.

각종 돌발상황에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SNS 이용자들은 "강남역 침수로 논현역부터 강남역 방향이 주차장입니다. 그쪽에 계신 분들 우회하세요"등과 같은 글을 올려 서울 각 지역의 도로 및 지하철 교통 상황을 공유했다. 또 "침수지를 자동차로 통과할 때 저속으로 운전하며 에어컨을 꺼야 한다" "옥상, 지하실 및 하수도맨홀, 가로등, 신호등 및 고압전선 접근금지" 등 침수 대응방법도 신속히 퍼 날랐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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