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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폴트 우려에 뒤숭숭

입력
2011.07.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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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선 증액협상이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우려한 시장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자본시장과 기업은 실탄(현금) 확보에 나섰고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디폴트 발생시 즉각 충격을 받게 될 월스트리트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머니마켓펀드(MMFㆍ단기상품에 집중투자하는 실적배당상품)가 부채협상 실패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의 환매 요구가 잇따를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에 따르면 미 국채에만 투자하는 MMF에서 펀드자산 대비 현금 비율은 3월말 48%에서 현재 68%로 급증했다.

은행은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지금 돈을 빌려줬다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담보가치 하락(헤어컷)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불확실한 상황에서 거액의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자연히 실물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디폴트 우려로 국채시장도 왜곡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가장 불확실성이 큰 시점에 만기를 맞는 두 종류의 1개월 국채(8월 4ㆍ11일 만기분)의 금리가 3개월물의 두 배에 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달러 가치는 속락을 거듭, 현재 스위스 프랑 및 싱가포르 달러 대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 원화, 태국 바트, 필리핀 페소 대비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각자의 안을 의회에 내걸고 있다. 존 베이너(공화) 하원의장은 채무한도를 지금(9,000억달러)과 내년 초(1조 8,000억달러)에 나눠서 상향하고 재정적자도 2단계에 걸쳐 3조달러를 줄이는 법안을 하원에 27일 상정한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조4,000억달러 증액안을 상원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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