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50원선이 근 3년만에 장중에 무너졌다. 비록 1,050원에 턱걸이하며 마감했지만, 이제 1,050원 붕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과 함께 1,049.6원을 기록하며 2008년 8월22일 장중 1,040원대 이후 35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장 내내 1,050원선 사수를 두고 공방을 거듭한 끝에 장 막판 정부의 달러 매수 개입에 힘 입어 정확히 1,050.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달러당 18원 가까이 떨어지는 가파른 하락(원화 강세) 행진을 이어가는 추세. 미 정부의 채무한도 협상 시한(8월2일)이 임박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슈퍼엔고(高)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3시 기준)은 77.68엔을 기록하며 4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17일 도후쿠(東北) 대지진 이후 기록했던 전후(戰後) 최저치(76.52엔)에도 거의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초반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디폴트나 신용등급 하락 등의 사태를 맞는다면 오히려 달러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디폴트나 등급 하향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상 가는 충격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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