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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폭탄/ 인하대생들 참변… 춘천 산사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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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폭탄/ 인하대생들 참변… 춘천 산사태 현장

입력
2011.07.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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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13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강원 춘천시 천전리의 사고 현장은 쑥대밭 그 자체였다.

수 백톤의 시뻘건 토사와 낙석은 닭갈비와 소양강댐으로 유명한 시골마을을 한 순간에 지옥으로 만들었다.

산 비탈 아래에 위치한 펜션 건물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심하게 부서져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닭갈비 집의 지붕과 간판은 인근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고, 대형 냉장고는 건물 잔해와 뒤섞여 하천까지 떠내려갔다.

28일 소방당국과 주민들에 따르면 27일 오전 0시13분께 춘천시 신북면 천전리 윗샘밭 시내버스종점 인근 일명 떡갈봉의 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산 아래에 있는 닭갈비 집과 인근 상가, 춘천펜션 건물 1개 동을 덮쳤다. 특히 10여분 후 200여m가량 떨어진 능선에서 두 번째 산사태가 나면서 바로 아래 춘천민박 건물 2개 동이 완파됐다.

두 차례의 산 사태로 순식간에 건물 기둥과 벽돌이 토사가 쏟아져 이들 펜션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인하대생 35명과 투숙객 3명을 덮쳐 13명이 숨졌다. 또 25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갈비뼈가 골절되고 척추에 손상을 입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인하대생들은 26일부터 3일간 인근 상천 초등학교에서 과학교실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춘천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인 인하대생 이범석(27)씨는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토사가 출입구를 막아 탈출이 어려웠다"며"소중한 선ㆍ후배들이 목숨을 잃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현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천전리 주민 박동원(59)씨는 "굉음과 함께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려 달려가보니 사람과 각종 집기류가 나무에 걸려 있는 등 정말로 처참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산사태로 파손된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김형욱(48)씨는 "'꽝'소리가 나자 가족들을 깨워 무작정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뛰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날이 밝자 재난당국은 30여대의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와 200여명의 군ㆍ경찰 병력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였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잔해에 깔린 주검들이 잇따라 발견되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던 주민들과 가족들은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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