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리자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성 노동자가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26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 일했던 비정규직 여성 김미영(45ㆍ가명)씨는 22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신청을 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부터 서울 중구 청계천로 여성가족부 청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한국일보 6월29일자 12면).
일본에서는 지난 5월 직장상사의 성희롱으로 정신질환에 걸린 여성 파견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인정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주목된다.
A씨의 진단서는 "직장에서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추행 장면이 회상되고 쉽게 놀라며 불면, 우울, 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하청업체에서 품질검사 직원으로 14년 동안 일했던 A씨는 2009년 4월부터 회사 간부 2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자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A씨의 성희롱 피해 여부에 대한 조사를 거쳐 해당 간부 2명에게 각 300만원과 6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업무와 질병과의 상관관계, 피해 당시의 상황, 인권위의 권고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산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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