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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위의 도자기, 회화·공예의 경계를 넘다/ 이승희 개인전 내달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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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위의 도자기, 회화·공예의 경계를 넘다/ 이승희 개인전 내달 14일까지

입력
2011.07.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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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세워져 있어야 할 도자기들이 몽땅 평평한 벽에 걸렸다. 도자작가 이승희(53)씨가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는 입체 도자기가 아닌 평면 도자기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김환기 강익중 최영욱 등 화가들이 조선시대 전통백자 달항아리를 캔버스에 옮겨온 데 비해 이씨는 전통 도자기법으로 흙판 위에 도자기를 그렸다. 작품은 회화, 공예, 도자의 경계를 넘나든다. 작가는 "캔버스 대신 흙판을 이용했고, 또 그 위에 채색해 그림도 그렸다"며 "어떤 구체적인 틀 속에서 작업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을 써서 과거의 도자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평면에 도자기를 올리기까지 작업은 고되었다. 우선 평평한 흙판 위에 흙물이 묻은 붓으로 여러 번 덧칠하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흙의 층위가 약 1㎝ 가량 도드라지면 둥글게 깎아낸다. 그 위에 채색하고 유약을 바른 후 구워내면 '평면 도자기'가 탄생한다. 흙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배경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구워 표면이 무광으로 까슬까슬하다. 작품 완성에는 최소 1개월, 길이 2m가 넘는 작품은 3개월 이상 걸렸다.

작가는 "단순 반복이지만 한 번 칠할 때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고 잘 말리지 않으면 깨지고 만다"며 "흙을 주무르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완성된 작품은 착시효과가 난다. 가까이서 보면 하얀 종이 위에 도자기를 그려놓은 듯 하지만, 멀리서 보면 둥그스름한 달항아리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평면 작업은 사람들에게 평소 못 느꼈던 도자기의 선과 질감의 아름다움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죠. 저 스스로도 도자기도 회화도 아닌 모호한 경계에서 작업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작가는 생활다기 등 입체작품을 주로 해오다 2008년 지인의 소개로 찾은 중국 도자기 산지 장시성(江西省) 징더전(景德鎭)에 매료돼 그곳에 터 잡고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전시는 내달 14일까지. (02)725-1020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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