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경기는 마라톤과 경보 등 로드레이스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같은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한 쪽에서 100m(트랙)경기가, 다른 쪽에선 높이뛰기(도약)와 창던지기(투척)가 열린다. 장내 아나운서도 각각의 선수와 종목을 소개해 자칫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보고자 하는 종목을 골라 집중해야 경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육상은 또 관중들의 호응에 따라 기록이 영향을 받을 만큼 대단히 민감하다. 특히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까지 최대한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때마다 관중들의 관람 매너가 대회 성적 못지 않게 최종 평가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다. 88 서울올림픽 4관왕 칼 루이스는 자서전을 통해 “서울올림픽 때 7만의 관중들이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한국관중들은 최악의 관람태도를 보여줬다”며 혹평하기도 했다.
도약과 투척경기에선 선수가 리듬을 맞추기 위해 박수를 유도하면 함께 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경기가 진행 중일 때는 자리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
공식 기록계측은 일본의 세이코가 맡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식 스폰서인 세이코는 부정출발 0.1초, 골인순간 0.001초까지 판별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부정출발은 출발 신호총 발사 후 0.1초내에 움직이는 경우를 말한다. IAAF는 인간이 반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가 0.1초를 넘는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0.1초가 안 된 상황에서 출발하면 부정출발로 간주한다. 이에 반해 일반인의 반응속도는 0.3초 정도다. 대구 세계선수권에선 단 한번의 부정출발도 실격 처리된다.
한편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은 IAAF로부터 국제공인 1등급인 ‘Class-1’ 인증을 받았다. 경기장을 밝혀주는 램프를 640개로 늘렸고 밝기도 기존 1,250럭스에서 2,250럭스로 개선했다. 6개의 화면분할이 가능한 주 전광판의 크기는 가로 24m, 세로 10m로 작은 수영장과 비슷한 규모다.
IAAF 라민 디악 회장은 지난 1월 대구스타디움을 직접 점검한 뒤 “눈이 부실 정도로 훌륭하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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