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16개 시ㆍ도당위원장 선거가 일부 지역에서 계파 대결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예년에는 위원장 자리를 내부 의견 조율을 통해 재선 이상 의원으로 추대했던 것이 관례였지만 올해는 초선 의원까지 뛰어드는 등 치열한 경선이 치러지고 있다.
26일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중립 성향의 재선인 이종구 의원이 588표를 얻어 정몽준 전 대표의 측근인 친이계 재선의 전여옥 의원(542표)을 46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날 경선에서 중립 성향의 이 의원은 친박계 등의 광범위한 지원을, 전 의원은 친이계의 지지를 각각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치러지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의 경우는 친박계인 유기준(재선) 현기환(초선) 의원과 친이계 장제원(초선) 의원, 친이계로 분류되는 최거훈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경북 도당위원장의 경우는 27일 3선의 친이계 이병석 의원과 재선의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경선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깝고, 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경남 지역의 경우 재선의 친이계 이군현 의원이 원외 인사 3명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경선이 완료됨에 따라 현재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10곳에서는 위원장 선출이 완료된 상태다. 이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9곳은 경선 없이 합의추대 형식으로 이뤄졌다.
친박계의 경우 대구(주성영 의원) 인천(윤상현 의원) 대전(강창희 전 최고위원) 충남(김호연 의원) 등 4곳에서, 친이계는 울산(최병국 의원) 강원(권성동 의원) 충북(경대수 괴산·음성·증평·진천 당협위원장) 제주(김동완 도당위원장) 등 4곳에서 각각 위원장을 차지했다. 친이 성향으로 강재섭계인 정진섭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나머지 6곳 가운데 부산, 경북, 경남 등 3곳에서는 경선이 치러지며 광주, 전북, 전남 등 호남 지역 3곳은 위원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내달까지 위원장이 선출되거나 직무대행 방식으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시ㆍ도당위원장 경선이 달아오르는 것은 위원장이 내년 총선과 관련해 공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데다가 대통령후보 경선을 앞두고도 대의원 선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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