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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문대는 방치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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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문대는 방치해도 되나

입력
2011.07.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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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교 핵심지원 사업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지원정책에서'선취업 후진학'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이 20개 특성화고교에서 1명씩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등 최근 금융권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 고졸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흡사 붐처럼 고졸 채용이 이뤄지는 듯 하다. 이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서는 학력 인플레와 능력이 아닌 학력에 의한 차별을 타개하고,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개인적으로도 찬성한다. 모처럼 국민 모두가 환영하는 정책이 제출되어 그 제도의 정착에 대한 기대감 역시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전문대 졸업생에 대한 취업지원이다. 전문대 졸업생들의 경우, 기업에서의 역할이나 임금구조의 측면에서 4년제 일반대 졸업생보다는 고교 졸업생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 정치권과 정부 당국자들이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아는 지 조차 모르겠다.

따라서 정부의 고교 졸업생 취업지원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선 전문대 졸업생에게도 같은 관심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고졸 취업 정책의 성공과 정착이 전문대 지원과 맞물려야만 효과가 배가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학력과 학벌을 일종의 신분으로 여기는 인식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고졸 이하 학력자뿐만 아니라 전문대 졸업생들이 느끼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 또한 유사한 실정이다.

특히 전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 상당수는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전문기술을 익혀 일반대 졸업생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 등에서 일하며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익을 담당해 왔던 이들이 바로 전문대 졸업생들이다. 산업 인력 기능은 물론 국가 발전의 한 축이 전문대 출신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 동안 전문대는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양성기관으로서 중간기술인력을 공급해 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특히 산업구조가 전문화ㆍ고도화되면서 인력 수요도 단순기술자보다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다기능 기술자와 창의성 있는 고급 기술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21세기 첨단기술화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직업세계가 다양화되고 전문화, 세분화됨에 따라 전문대 졸업생에 대한 수요가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계형 현장취업과 직업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대에 대해서도 보편적 복지와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정부의 책무성 정책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체 고등교육기관에서 배출하는 인력의 39%를 전문대에서 양성하고 있다. 직업교육 인력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정책적ㆍ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고교 졸업생 취업지원 정책이'반짝 효과'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변화와 교육 개혁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정책으로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대 졸업생에 대해서도 균형감 있게 정책을 병행하여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적성과 흥미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고, 능력에 따라 보상받으며, 일 속에서 가치를 구현하는 사회를 만드는 길은 오직 정부의 결단에 달려 있다. 이제 정부가 화답할 차례이다.

이기우 재능대 총장 ·한국전문대학교 교육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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