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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테러/ 종전이후 최대 20만명 모여 애도 "증오엔 통합으로 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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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테러/ 종전이후 최대 20만명 모여 애도 "증오엔 통합으로 답하자"

입력
2011.07.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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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시청 앞 광장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장미 물결로 넘쳐났다. 사흘 전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의 넋을 달래기 위해 시민들이 저마다 장미꽃을 들고 나온 것이다. 영국 공영 BBC는 이날 수 천 개의 촛불이 켜진 가운데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제안된 이번 '장미행진'에는 20여만명이 참가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독일에서 해방된 기쁨을 나누기 위해 인파가 운집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이다.

이들은 희생자 추모만을 위해 모이지는 않았다. 참사를 딛고 관용과 통합의 정신을 되새기려고 했다. 하콘 마그네스 왕세자는 광장의 시민을 향해 "오늘밤 거리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잔혹 행위에 연민과 동정으로, 증오에 통합으로 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옌스 스톨렌베르그 총리는 "복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노르웨이는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의 행렬은 민주주의와 관용, 통합을 향한 것이며 우리는 슬픔 속에서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였다면 보안등급을 높이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했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이번 공격이 개방, 민주, 공정으로 대표되는 노르웨이의 정체성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의 변호사는 26일 "브레이빅이 국내 2개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수사당국은 이 증언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면서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브레이빅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다. 제러미 코이드 영국 런던대 교수는 그가 제복을 입고 법정에 나가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들어 "스스로를 영웅으로 보는 전형적인 자기애,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지적했으며 마그누스 란스토르프 스웨덴 국방대 비대칭위협연구소장은 "가상세계에 빠져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브레이빅의 변호사는 "그가 법정으로 들어가는 도중 화 난 노르웨이인의 총에 맞아 죽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감옥에 고문이 존재한다고 믿을 정도로 현실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며 "범행 전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몇 가지 약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독방에 수감된 브레이빅은 26일 정신감정을 받았다.

브레이빅이 극우단체 영국수호동맹(EDL)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똥은 영국으로도 튀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브레이빅이 지난해 3월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게에르트 벨데르스의 연설을 듣기 위해 런던에 갔다가 EDL의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EDL의 관계자들은 "그는 지적이고 생각이 분명했다"며 "최면을 거는 것 같은 화술은 히틀러의 그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노동당을 증오했던 브레이빅이 노동당 대표를 지낸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총리가 사건 당일 청소년 캠프에서 연설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독일 경찰은 브레이빅이 독일 내 신나치 조직과 접촉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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