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최근 3년 내 정당에 가입했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정치인을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감사원 직원이 직무 관련자와 3만원 이하의 식사를 할 때도 상관에게 미리 보고하고, 자신의 밥값을 직접 내도록 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감사원 쇄신 대책을 발표했다. 감사원은 우선 정치인이 감사위원으로 임용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정치 경력자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 등을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이른 시일 내에 감사원법 제7조 감사위원 임용자격 조항의 개정을 추진, 정치인의 감사위원 임명제청 배제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이는 최근 정치인 출신의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1억7,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은 전 위원은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팀장과 대통령직인수위 상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감사원은 또 내부 규범인 감사활동수칙과 감사관 행동강령을 강화, 감사 기간에 감사 장소가 아닌 곳에서 직무 관련자와 접촉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했다. 접촉이 제한되는 직무 관련자의 범위에는 변호사와 회계사도 포함된다. 특히 평상시에도 직무 관련자와의 사적 접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에 보고한 뒤 자신의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했다. 3만원 이하의 간소한 식사도 보고 대상이 된다. 감사원은 행동강령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조치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하반기부터 감찰 인력도 9명에서 11명으로 보강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 전산망에 원장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제보ㆍ상담 코너를 설치하는 등 이른바 '핫라인'을 통해 원장이 직접 비리ㆍ압력ㆍ청탁에 관한 직원의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원(院) 운영 발전계획'을 수립, 감사원 직원의 전문역량 제고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재산은닉 등이 의심되는 비리취약 공직자에 대해서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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