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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열풍… 사적연금만 2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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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열풍… 사적연금만 250조

입력
2011.07.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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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펀드 시장에는 목돈을 맡기면 매달 수익을 지급하는 월지급식펀드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라는 경고가 잇따르지만, 매달 연금처럼 돈을 받기 때문에 자산 증식보다 노후 대비를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20일 현재 출시된 펀드 수만 29개, 설정액이 6,396억원에 달한다.

4년 차 미혼 직장인 장모(28ㆍ여)씨는 얼마 전부터 개인연금 상품 2개에 월 40만원씩 붓고 있다. 국민연금만으론 안락한 노후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위 친구들은 "미스가 왠 연금이냐, 그 돈으로 결혼 비용이나 마련하라"고 타박하지만, 장씨는 "요즘은 목돈보다 연금을 혼수로 가져오는 배우자가 더 인기가 좋다"고 반박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가히 연금 열풍이다. 최근 인기 상한가인 연금복권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후 불안감을 반영하는 한 단면일 뿐.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월지급식펀드, 그리고 연금형부동산까지 연금이란 연금은 모두 폭발적인 인기다. 한때 '10년 내 10억원 만들기' 열풍이 불었지만, 고령화의 진전으로 목돈보다는 연금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제외한 사적연금 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금보험 및 연금저축, 변액연금 시장이 작년(158조원)보다 크게 늘어난 200조원에 달하고, 퇴직연금 시장은 작년(29조1,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5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노후 안전판에 대한 욕구가 커진 데다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 강화 등의 제도 변경까지 맞물리면서 사적연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외면을 받아온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전업주부 등 굳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임의 가입자가 2009년 말 3만6,368명에서 올해 6월 말 12만8,68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정통 연금이 뜨자 다양한 형태의 연금형 상품 마케팅 열기도 뜨겁다. 매월 500만원씩 연금식으로 당첨금을 지급하는 '연금복권 520'은 이달 초 출시 이후 4회차(27일 당첨자 발표)까지 조기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발행 장수도 1회차 375만장에서 2회차부터 630만장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수익금을 연금처럼 지급 받는 월지급식펀드, 분양 전에 대기업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월 임대료를 받는 연금형부동산도 각광받고 있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젊은층조차 노후 대비의 절실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국가 차원의 노후 보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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