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입만 있고 탈퇴는 없다… 인터넷 쇼핑몰 횡포
알림

가입만 있고 탈퇴는 없다… 인터넷 쇼핑몰 횡포

입력
2011.07.25 17:37
0 0

# 휴가 준비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던 A씨. 회원가입을 하면 50% 할인 쿠폰을 준다는 말에 덜컥 가입해 물건을 구매했다. 하지만 자주 찾는 쇼핑몰이 아닌데다 개인정보를 남겨두는 것이 찜찜해 회원탈퇴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서 회원 탈퇴를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지 찾기도 힘들고 회사 측에 연락을 해도 회원 탈퇴가 안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 올 초 B씨는 명의도용조회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누군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 사이트에 가입한 것. 불쾌한 마음에 당장 탈퇴를 하려고 했으나 탈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게임 회사에 문의를 하니 주민등록 등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B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회원 탈퇴를 하려는데 또 주민등록 등본을 제출하라고 하니 이래 저래 주민번호가 유출 되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부터 포털까지 일단 회원가입을 하면 탈퇴가 어려워 이용자들의 불만을 갈수록 비등하고 있다. 회원 탈퇴 기준이 제 각각이고 회원탈퇴를 요구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양심불량 업체까지 속출하는 것.

정부가 가입만큼 탈퇴도 쉽게 하라고 지침까지 냈지만, 전혀 먹혀 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 역시 단속조차 하지 않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쇼핑몰들이 휴가철을 맞이 회원 유치 이벤트를 대대적을 개최하면서 이 같은 소비자 상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를 살펴보면, 초기화면에 크게 걸어놓은 회원가입 항목과 달리 탈퇴를 위한 항목을 찾기 어렵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30조 6항)은 회원가입보다 탈퇴를 어렵게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기업이 100% 알아서 회원 탈퇴 절차를 정하도록 하다 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장사하는 사람인데 누가 회원 탈퇴를 대문에 걸겠느냐"며 "솔직히 홈페이지에 배치는 하되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두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탈퇴가 어려운 건 이용자가 가장 많은 포털도 마찬가지다.

또 B씨의 경우처럼 회원 탈퇴 요청시 업체가 소비자의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하는 것도 명백한 불법 행위. 지난 2005년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서 본인 확인수단으로 ▦휴대폰 인증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번호 진위확인서비스 등을 이용하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쇼핑몰의 경우 주민등록 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집약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크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쉽게 망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정보를 떠안고 방치된 사이트가 많다"며 "개인이 회원 탈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실상 개인정보를 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정보 침해 신고 건수는 5만4,832건으로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회원 탈퇴를 하지 못하는 피해 건수도 매년 1,000건 가까이 접수되고 있다.

정연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팀장은 "회원탈퇴절차를 그냥 개별기업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다 적극적으로 권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외국 음란물 사이트 등 신뢰할 수 없는 웹 사이트는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회원가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