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초ㆍ중학교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를 앞두고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주민투표 문안을 놓고 서로 '졸(卒)' '카멜레온'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주민투표의 문안을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했습니다. 주민투표 승리는 당연하지만 문안대로라면 이겨도 문제입니다. 교육청이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계획한 중학교 무상급식을 내년에 전면 실시하라는 것이니까요. 교육감이 졸입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1년 초등학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학교 1개 학년씩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시가 추진 중인 주민투표 문안은 ▦소득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안 ▦소득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2011년), 중학교(2012년)에서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곽교육감은 주민투표 결과 시민들이 후자를 선택하게 되면 시교육청 계획과 달리 당장 내년 중학교 전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곽교육감은 "선택형 주민투표는 이번처럼 정책선택의 폭과 내용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며 "보편적 무상급식 찬반투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5일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곽노현 교육감은 카멜레온 교육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곽 교육감이 전면 무상급식 실시 시기에 대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초등학교에 대해서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제 와서 단계적 무상급식이 자기들 주장이라고 하는 것은 정체성 부정"이라고 쏘아 붙였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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