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4, 5번 레인은 피했다.
'한국수영의 영웅' 박태환(22ㆍ단국대)은 그동안 틈날 때마다 "4, 5번 레인은 피하고 싶다. 2, 3, 6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르면 좋을 것"이라는 바람을 줄곧 피력했다. 1~8레인 중 가운데인 4, 5레인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데다 심리적으로도 쫓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지난 24일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결선에서도 1레인을 배정 받았지만 자신의 페이스 조절에만 집중하며 금맥을 캤다. 또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베이징올림픽 등 좋은 성적을 냈던 결선에서도 4레인을 피하면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박태환이 25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 1조에서 1분46초23으로 1분45초62의 야닉 아넬(프랑스)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다. 준결선 합계 기록 4위가 되며 6레인을 배정 받은 박태환은 26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0m 결선에서 대회 2관왕을 노린다. 박태환은 전체 2위를 차지하며 5레인을 배정 받은 비더만 옆에서 결선을 치른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전체 5위로 결선에서 2레인에 서게 됐다. 전체 1위를 기록한 아넬이 4레인에 선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63으로 전체 4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1조에서 5레인에 선 박태환은 출발 반응속도가 0.65초로 8명 중에 가장 빨랐다. 그러나 예선과는 달리 첫 50m 구간에서 숨을 골랐다. 박태환은 50m를 25초31로 끊어 7위로 통과했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한 박태환은 100m 구간에서는 4위로 올라섰다.
100m 이후부터 서서히 스퍼트를 하기 시작한 박태환은 3레인의 아넬을 맹추격했다. 균형 잡힌 밸런스로 역영을 펼친 박태환은 150m 구간을 1분19초52로 끊어 2위로 뛰어올랐다. 150~200m 구간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지만 신예 아넬을 따라잡지 못하고 조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바람대로 전체 4위를 차지한 박태환은 6레인에서 역영을 펼치게 돼 금메달 희망을 부풀리게 됐다. 박태환은 "목표한 기록을 냈다. 6레인 배정도 괜찮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태환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6번 레인으로 결선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400m와 200m에서 각 2, 3번 레인에서 경기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400m와 200m에서는 각 3, 5번 레인에서 역영했다. 과연 마음 편한 레인으로 지목했던 6레인에서는 어떤 색깔의 메달을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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