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관계자는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 끝난 뒤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북남이 만난 것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이곳에 온 그는 이 자리에서 "6자회담 북남 단장(수석대표)들이 회동했다는 데에 유념해야 한다"며 "(남측은) 자꾸 문만 두드리지 말고 이제 방 안(6자회담)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6자회담은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조속한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며 "(남측은) 이 조건, 저 조건 자꾸 달지 말고 대범하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견이 있으면 6자회담 석상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면 되는 것"이라며 "바깥에서 계속 문만 두드리고, 방 안으론 들어오지 않겠다면 되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남북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다 끝난 걸 갖고…"라며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북남이 만난 것 자체는 진전"이라며 "한번 만나 첫술에 배 부를 순 없겠지만 솔직하게 다 털어 놓고 얘기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 평가도 내렸다.
이는 기존의 북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내용이지만, 남북 비핵화 회담 후 북한 관계자가 직접 언급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도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공식 발언에서 "아무 전제 조건 없이 6자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발리=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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