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병규(37)가 '무관(無冠)'의 한을 풀었다. 이병규는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연장 10회 포함하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웨스턴리그 5-4 재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병규의 활약에 힘입은 웨스턴리그는 통산 13승(22패)째를 올렸다.
기자단 투표에서 이병규는 총 42표 중 34표를 받아 미스터 올스타(MVP)에 선정됐다. 역대 최고령이자 이병규 개인으로는 처음 받아보는 큰 상이다. 또 LG 선수로는 97년 유지현에 이어 2번째. 이병규는 부상으로 기아자동차에서 제공한 K5의 '열쇠'를 받았다.
97년에 데뷔한 이병규는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97, 98,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고, 99년에는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고도 54홈런을 때린 삼성 이승엽(오릭스)에게 MVP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1회(1타점)와 3회 연속 2루타를 뿜은 이병규는 5회와 8회에는 내야땅볼에 그쳤다. 그 사이 스코어마저 3-3이 되면서 MVP 향방은 오리무중이 됐다. 오히려 동점 2점 홈런과 2루타를 터뜨린 이스턴리그 최형우(삼성) 쪽으로 추가 기우는 듯했다.
이병규는 그러나 4-4로 맞선 연장 10회 말 2사 1ㆍ3루에서 '특급마무리' 오승환(삼성)을 두들겨 결승타를 뿜었다. 올스타전에서 연장승부는 총 5번째이자 2000년 이후 11년 만이었고, 승부치기는 2009년 도입된 이후 처음이었다.
경기 후 이병규는 "전반기 막판에 팀이 안 좋았는데 오늘 내 결승타가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후반기에 50경기 남았는데 잘해서 꼭 가을에 야구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승리팀 웨스턴리그 선수들은 상금 3,000만원과 1,200만원 상당의 VIPS 상품권, 2,200만원 상당의 나이키 상품권을 받았다. 또 승리팀 조범현 감독, 우수투수상의 장원준(롯데), 우수타자상의 최형우(삼성), 최다 탈삼진(3개)의 윤석민(KIA)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이 주어졌다. 윤석민의 3타자 연속 삼진은 역대 8번째, 경기 시작 후 3타자 연속은 처음이다.
홈런레이스에서는 7개를 때린 SK 박정권이 결승에서 전주고 2년 후배인 최형우(4개)를 제치고 우승했다. 박정권은 비거리 부문에서도 130m로 참가자 8명 중 1위를 기록했다. 박정권은 홈런레이스 우승상금 300만원과 비거리 1위 상품 DSLR 카메라를 받았다.
또 야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피드 킹' 이벤트에서는 최고구속 147㎞를 찍은 SK 내야수 최정이 1위에 올랐다. 최정은 부상으로 상금 200만원을 거머쥐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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