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채 100m 절벽 아래로 떼밀린 40대 여성이 기적적으로 살아나 남편의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24일 아내를 흉기로 찌른 뒤 절벽 아래로 밀어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남편 최모(56)씨를 구속했다. 최씨는 이달 19일 오후 11시30분께 고성군 토성면 공터에서 아내 고모(44)씨와 말다툼을 하다 차에 있던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쓰러지자 차에 아내를 싣고 미시령 옛길 정상으로 올라가 100여m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혐의다.
아내가 숨졌다고 생각한 최씨는 범행을 은폐하고자 양양군 서면 조침령 터널 부근에서 아내가 남긴 옷가지와 소지품을 태웠다. 고씨는 그러나 낭떠러지 20여m 지점 언덕에 걸리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절벽 위로 기어올라온 고씨는 다음날인 20일 오후 6시33분께 근처를 지나던 주민 정모(29)씨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초 재혼한 아내와 줄곧 떨어져 지내다 보니 아내의 불륜이 의심돼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수원에 사는 고씨는 휴가 차 남편이 일하는 강원도를 방문했다가 일을 당했다.
고성=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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