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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테러, 1995년 美 오클라호마 테러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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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테러, 1995년 美 오클라호마 테러와 닮은꼴

입력
2011.07.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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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신념으로 가득 찬 테러리스트. 비료와 석유를 가득 실은 차량.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정부기관. 대규모 인명살상.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를 계기로 1995년 일어난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청사 폭탄테러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오클라호마 테러는 1995년 4월 19일 티머시 맥베이(당시 27세)가 폭탄을 가득 실은 트럭을 연방청사 밖에서 터뜨린 사건으로 168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부상했다. 노르웨이 테러를 계기로 오클라호마 테러가 다시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사건에서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 테러범 멕베이와 노르웨이 연쇄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모두 자국에서 자생한 테러리스트다. 호전적인 반정부주의자이자 인종주의자였던 맥베이는 극우 민병대 애리조나패트리어트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었지만 테러는 조직적 차원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났다. 반이슬람 기독교 근본주의자로 극우적 정치 성향을 가진 브레이빅도 2009년 신나치주의 인터넷 포럼 활동을 한 이력이 드러났으나 아직까지는 신나치주의 조직이 이번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테러에 사용한 폭약을 만든 방식도 같다. 노르웨이 경찰은 23일(현지시간) "브레이빅은 오슬로 정부 청사 공격에 소형 화물차를 동원했는데 이 차량에는 16년 전 오클라호마 테러 때와 같이 비료와 연료를 혼합해 만든 폭탄이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 기관(건물)을 목표로 했고 큰 인명 피해를 노린 점도 유사하다.

둘 사이의 연결고리는 소설 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맥베이는 체포 당시 중 백인 우월주의자가 트럭 폭탄을 사용해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를 폭파하는 부분만 따로 뜯어서 가지고 있었다. 브레이빅이 신나치주의 인터넷 포럼에서 활동하던 당시의 주된 논의 주제도 였다. 1978년 쓴 는 극단적 인종혐오주의와 폭력을 찬양하는 소설로 신나치주의의 성서로 여겨지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서로 지정돼 있다.

두 사람은 특정 조직의 충실한 조직원이 아니라 신념이 확고한 확신범이다. 맥베이는 2001년 사형이 집행되기에 앞서 "1800년대 노예제도 폐지운동가인 존 브라운과 같은 자유투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해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브레이빅 역시 테러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잔혹했지만 필요했다"는 말로 자신의 테러를 정당화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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