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는 23일 미 전역에서 모여든 동성애자들로 들썩였다. 다음날부터 법적으로 인정되는 동성결혼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웨딩마치를 올리고 싶어서이다. 뉴욕주는 동성결혼이 허용되는 첫날인 24일 결혼식 수요가 엄청날 것에 대비, 이날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커플을 미리 추첨을 통해 '선발'했다. 뉴욕시에서만 823쌍의 동성커플이 첫날 주인공으로 당첨됐다. 뉴욕주 북부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는 이날 0시를 기해 100여명의 친지와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0대 여성 둘이 웨딩마치를 울린 뒤 감격의 포옹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시청의 동성애자 직원 두쌍의 결혼식에 직접 주례를 설 예정이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동성애 인권운동가 및 의원들과 함께 축하 파티를 연다.
뉴욕주 의회는 지난달말 30일의 유예기간을 조건으로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매사추세츠와 코네티컷, 버몬트, 뉴햄프셔, 아이오와 등에 이어 여섯번째이다. 수도인 워싱턴도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미 언론은 뉴욕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번째는 아니지만 동성애자들의 인권운동이 뉴욕에서 처음 태동했고 동성애자가 다른 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점에서 뉴욕의 합법화 조치는 인권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동성애를 주제로 한 뮤지컬과 영화가 각지에서 상영되는 등 동성결혼을 축하는 행사도 다채롭게 열린다. 그러나 양성결혼을 주장하는 단체들도 이날 맨해튼의 주의사당과 2, 3곳의 시청사 앞에서 반대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동성결혼 논란은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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