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회사들의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판매가 극심하다.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비슷한데다,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펀드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24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해 펀드 판매 상위 10개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평균 56.3%에 달했다.
2006년 61.8%, 2009년 61.1%, 2010년 57.8% 등 해마다 그 비중이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형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판매한 펀드의 절반 이상이 계열사 상품인 것이다.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상품 비중이 75.6%나 됐다. 신한은행은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품 판매 비중이 72.4%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한국투자증권(55.8%), 삼성증권(55.2%), 국민은행(50.0%), 하나은행(40.5%), 우리은행(40.1%) 등이었다.
대형사 중에는 우리투자증권(18.8%), 대우증권(20.1%), 하나대투증권(31.2%)이 그나마 계열 펀드 판매 비중이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열 펀드를 집중적으로 팔면 그룹이나 지주회사의 수익 증대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경우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율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방카슈랑스처럼 펀드 역시 판매 비율을 규제해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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