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성사된 남북 6자회담 수석 대표간 만남에서는 북한측 대표로 새롭게 등장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북측은 리 부상의 수석대표 임명 소식을 우리 정부에 이날 오전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정통 엘리트코스를 밟은 인물로 영어에 능통하고 대외협상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그 동안 북한 외교의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 받아왔다. 평양남산고등중학교와 평양외국어대학 영어학부를 졸업했고, 1977년 외무성에 들어간 뒤 주짐바브웨 서기관, 주스웨덴 서기관, 국제기구국 과장과 부국장 등을 지냈다.
대미 전문가로 1990년대 초반부터 외무성에서 미사일과 핵 등 주요 외교 현안 등을 다뤄 왔으며, 2003년 주영 북한대사를 거쳐 2007년부터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았다. 6자회담 협상의 방향과 전략 등을 수립하는데 사실상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측 대표단의 차석대표(참사)로 참석하기도 했던 리 부상은 천안함 사건 및 북핵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대응을 주도했다.
리 부상의 부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리명재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아들이 외무성의 실세로 자리 잡는데 후광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 6자회담 차석대표 자격으로 배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국장 역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최씨는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총리의 수양딸로 6자회담과 북미 간 주요협상의 통역을 전담해왔다. 김 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와 몰타, 중국 등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외관계의 핵심인 6자회담 협상대표 교체를 계기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협상 틀을 모색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