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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오바마 독트린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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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오바마 독트린의 이해

입력
2011.07.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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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전략을 몇 달에 하나씩 새로 찾아낸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그는 전쟁을 반대하는 후보였다. 이라크전에 초지일관 반대한 점이 그의 승인이었다. 하지만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포함해 우파들조차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같은 이슈에선 적극적 개입을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어떤 이들은 이란, 러시아, 중국 등 어떤 나라도 마다 않는 오바마의 다자주의를 비판했다. 최근 중국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아시아 국가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을 두고 다니엘 드레즈너 터프츠대 교수는 오바마의 전략이 '반격의 전략'이라고 결론지었다.

국제문제엔 정교하게 접근

오바마 독트린은 무엇인가. 사실은 이런 규정 자체가 잘못이다. 외교정책에서 독트린이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먼로독트린을 제외하면 미국의 외교전략은 냉전시대 옛 소련을 겨냥한 것이었다. 다원적이고 다층적인 오늘날에는 미국의 외교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없다. 지역마다 필요한 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이 일관돼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문제에 대해 정교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 그의 관점은 초지일관하고 직설적이다. 대통령 선거 운동 초기부터 오바마는 미국 외교정책을 이념과 현실의 중간에 두겠다고 정리했다. 2008년 5월 데이비드 브룩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조지 H W 부시의 외교정책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2008년 CNN의 인터뷰에서는 이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딘 에치슨 전 국무장관, 조지 케넌 전 외교관의 강한 국제주의를 높이 평가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람 이매뉴얼은 2010년 4월 뉴욕타임스에 "만일 오바마를 분류한다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같은 현실정치인에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의 봄에 대한 오바마의 반응, 특히 중동에서 미국이 민주주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5월 19일 연설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확산을 지지해왔고 또 지지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궁금한 것은 독재정권을 쓰러뜨리기 위해 개입을 하고 군대를 보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실용주의가 작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나라 지도자들조차 모르는 새 느닷없이 벌어진 튀니지와 이집트의 사건에 사로잡힌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이집트의 시위가 성공으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시위의 성공을 묵인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데 2년이 걸렸다. 오바마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데 2주가 걸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랍의 봄에 대해 일관된 정책이 없다는 비판은 수없이 나왔다. 그러면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할까.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은 모두 다르고 미국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도 다르다. 이해관계나 가치 면에서 미국과 가장 상충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이 사우디 정권 교체를 요구해 대규모 시위와 불안이 촉발되면 석유 가격은 치솟을 것이다. 미국과 대다수 선진국은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다. 반면 합법성과 권력과 현금을 지닌 사우디 정권은 버틸 것이고 미국에 분노할 것이다. '일관된' 중동 정책으로 얻을 게 무엇이란 말인가.

리비아 사태에서 반카다피 시민군, 아랍연맹, 유엔, 주요 유럽동맹들이 모두 국제 개입을 촉구할 때 미 행정부는 도덕적 위기에 처했었다. 개입은 했지만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또 다르다. 정부가 훨씬 강경하고 잔인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라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카다피를 축출할 수단도 없이 축출을 요구한다고 비판하던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니다. 아니면 시리아에도 개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미국은 4개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비용과 이익 따지는 정책 끌고갈 듯

결론적으로 오바마 정책의 특징은 비용과 이익을 면밀히 계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베트남전, 이라크전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외교정책에서 막대한 비용과 헌신이 요구되는 독트린을 선언해야 한다는 강한 유혹에 시달려왔다. 수사(修辭)와 개입의 10년을 이제 벗어나고 있지만 대가는 컸다. 인명피해는 물론 1조3,000억달러를 퍼부었다. 그러니 전략적 자제를 강조하는 외교정책은 바람직하고 현명한 것이다.

CNN '파리드 자카리아 GPS' 진행자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칼럼니스트 comments@fareedzakaria.com

정리=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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