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에서 여덟번째로 ‘제4세대 원자로’인 고속증식로를 개발했다.
중국은 21일 베이징(北京) 팡산(房山)구의 중국원자력과학연구원에서 실험용 고속증식로 863을 배전망에 연결, 전력을 생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고속증식로 863은 전력 생산량이 20메가와트(㎿) 규모로 연구용 수준이지만 중국이 20년에 걸쳐 자체기술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에너지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속증식로는 플루토늄ㆍ우라늄 혼합산화물(MOX)을 비롯해 핵 폐기연료 등을 투입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연료를 배출하기 때문에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러시아, 인도만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세계 8대 고속증식로 개발국이 됐다. 전력 수요에 비해 우라늄 매장량이 부족한 중국으로서는 핵폐기물 등 연료를 태우면서 다시 연료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고속증식로 자체개발에 2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고속증식로가 안고 있는 안전성 문제에는 중국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물을 사용해 연료봉을 냉각하는 경수로와 달리, 고속증식로는 물이나 공기에 노출되면 폭발하는 성질을 지닌 액체나트륨 등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롭고 사고 시 피해가 크다. 따라서 1946년 이를 처음 개발한 미국과 독일은 안전과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1990년대 들어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고속증식로 가동을 사실상 포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중국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고속증식로 기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한국 등 인접국에 강한 우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중의회 교류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한국 국회 대표단은 2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들과 합동회의를 열고 “원전이 밀집한 동아시아에서 원전 건설과 운영에 대한 정보를 한국과 중국이 공유하고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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