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금 독서중]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 '완전히 불완전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금 독서중]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 '완전히 불완전한'

입력
2011.07.22 06:10
0 0

-요즘 읽는 책은.

"이충걸의 <완전히 불완전한> ."

-왜 이 책을.

"재테크 관련 서적이나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안 좋아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읽는 걸 좋아해서 주로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다. 이 책은 남성 패션잡지 GQ의 총괄 편집장인 이충걸씨가 처음 쓴 단편소설집이다. 평소 그의 글을 좋아했는데, 패션잡지 편집장이긴 하지만 글 쓰는 방법이 다이렉트하고 표현법이 독특해서 저한테 많은 재미를 주는 작가다. 단편집을 처음으로 냈다고 해서 궁금하기도 출장길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골랐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이 소설집 제목 '완전히 불완전한'은 책에 실린 동명의 단편 중 하나인데, 제목이 암시하듯 우리들이 살아가는 표피적인 삶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메마른 삶을 작가가 굉장히 독특하게 표현했는데, 문장 자체가 특이하다. 설정도 재미있는 게 많다. '이멜다 마르코스의 항변'이라는 단편은 필리핀 영부인이었던, 광적으로 신발을 좋아하는 한 여자의 자전적 고백이고, '성년의 날'은 20세의 한 남자가 자의식 강한 여자친구와 겪는 모텔 체험기다. 표제작은 아버지와 딸, 아버지의 애인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일상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완전하고 미완성적인 삶의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글이다. 낯설게 느껴지는 도시적 삶의 느낌, 고독과 불안을 갖고 있는 주인공들, 제 나름대로 충실하게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을 매력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인상적인 대목은.

"그러거나 말거나 1,000달러를 구두 한 켤레에 썼을 때의 전율을 나만큼 아는 여자는 없어요. 답은 간단해요. 그 구두가 나에게 윙크했다는 것, 내 자신을 말릴 수 없었다는 것. 그럴 때 구두 매장은 나에게 실락원이고, 구두는 성모 마리아의 찬란한 창작품이니까요.('이멜다 마르코스의 항변' 중)"

-추천한다면.

"자기계발과 커리어의 압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찌들어 계신 분들, 힘들고 고달프고 스트레스 받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일에서 좀 벗어나서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휴식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까, 그들의 삶에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일상과 다른 그 무엇이 있을까 궁금한 분들이라면 화장실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이렇게 말하면 화 내려나(웃음). 읽어야겠다 작정하고 보기보다는 휴가지나 출장길에 비행기, 기차 안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완전히 불완전한> 은 패션잡지 에디터 이충걸씨가 8편의 단편을 묶어 4월에 펴낸 첫 소설집이다. 무미건조한 현대적 삶의 편린들이 익숙한 일상 속의 낯선 이야기들로 펼쳐진다. 생각의나무ㆍ292쪽ㆍ1만2,000원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