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후임에 염수정 주교 부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후임에 염수정 주교 부상

입력
2011.07.21 17:32
0 0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80) 추기경이 올해 안에 교구장을 사임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후임에 염수정(68)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은 평양교구장을 겸할 뿐 아니라 국내 교구 중 신자 수가 가장 많고 수도에 위치해 사실상 한국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자리다.

21일 가톨릭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황청이 이르면 가을, 늦어도 올해 말에 정 추기경의 사임서를 수리할 것으로 보이며, 후임에는 염 주교를 비롯해 5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가톨릭교회 공식기구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주한 교황청대사관 관계자가 '정 추기경이 교구장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보자들의 주변 평가를 교황청에 보고했고 조만간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청대사가 후임 서울대교구장 임명을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후임 서울대교구장 후보로 급부상한 염 주교는 2002년 주교 수품을 받은 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를 역임했다. 현재는 서울대교구 산하 불우이웃을 돕는 '바보의 나눔' 이사장과 생명위원회 위원장,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이사장으로 서울대교구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밖에 장인남(62ㆍ우간다 주재 교황대사) 대주교, 강우일(66ㆍ제주교구장 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주교, 이기헌(64ㆍ의정부교구장) 주교, 김운회(67ㆍ춘천교구장) 주교 등 서울대교구 출신 주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른 교구 출신으로는 친화력이 뛰어난 유흥식(60ㆍ대전교구장) 주교가 거명되고 있다.

앞서 정 추기경은 교회법에 따라 만 75세였던 2006년 서울대교구장 사임서를 제출했다. 추기경 직은 평생 유지된다.

당초 정 추기경의 사임서 수리는 지난해 말로 예정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뇌일혈로 1주일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출신 신부들이 정 추기경의 4대강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용퇴를 주장한 뒤 사임서 수리가 늦춰졌다. 당시 정 추기경은 지난해 3월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힌 주교단 성명에 대해 "사업에 대한 우려이지 반대는 아니다"고 말해 반발을 샀다. 가톨릭 관계자는 "교황청이 신부들의 퇴임 주장을 불쾌하게 여겨 서울대교구장 사임서 수리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염 주교가 후임 서울대교구장으로 급부상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인남 대주교가 교황청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한 가톨릭 관계자는 "장 대주교가 국내 교구를 이끈 경험이 없는데다 염 주교보다 젊어 차차기를 기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대주교는 2002년 방글라데시로 부임하면서 한국 가톨릭 역사상 최초이자 한중일 3개국 통틀어 최초의 교황대사가 됐으며, 2007년부터 우간다 대사로 있다.

역시 유력한 후보였던 강우일 주교는 4대강 사업과 제주 해군기지 등 주요 현안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교황청에서 마뜩잖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가톨릭 관계자는 "교황청은 한국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서울대교구장이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톨릭계는 교구장 퇴임 등 고위 성직자 인사에 대해 교황청의 공식 발표 전에는 함구하는 게 관행이어서 일정에 관해서도 공식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