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1일 김관진 국방부장관에게 직접 국방개혁안의 8월 임시국회 처리가 힘들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청와대가 적극 국회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법안에 대해 여당 대표가 주무 장관을 만나 직접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이날 국회 집무실을 찾아온 김 장관에게 국방개혁안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 받은 뒤 "당내에서도 (국방개혁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직접 의원들부터 설득하고 오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정부가 설득하지 못할 경우, 이번 임시국회 처리는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국방개혁과 관련한 5개 법안은 ▦국군조직법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군인사법 ▦국방대학교 설치법 ▦사관학교설치법 등이다.
이에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찾아 직접 협조를 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당의 움직임에 대해 국방개혁안 처리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와 청와대와는 불쾌한 표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6월 임시국회에서 국방개혁안을 꼭 처리해달라고 당부한 것도 불발됐는데,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여당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8월 임시국회에서 국방개혁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에 주력하는 9월 정기국회에서는 더욱 처리가 힘들 전망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상당수 퇴역 군 간부들이 반발하고 있는 점이 여당 입장에서는 강행 처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이날 인사차 국회로 찾아 온 현인택 통일부장관에게 북한 관련 동향을 신속하게 당에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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