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배우로 시작해 대중적인 배우가 된 저에게 대학로는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대학로가 살아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영화와 TV드라마, 시트콤 등을 오가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배우 김갑수(54)가 자신의 연기 활동 근간인 서울 대학로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그는 8월 1일부터 14일까지 공연예술 특구로서 대학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관객을 개발한다는 취지로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하는 2011 마로니에여름축제의 총감독을 맡았다.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학로는 100개가 넘는 소극장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명소지만 지금 너무 침체돼 있다"며 "젊은 관객을 대학로로 불러들이는 게 이번 축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1977년 극단 현대극장 1기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김갑수는 84년 한용운 시인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님의 침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대학로에서 소극장과 함께 극단 배우세상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아르코예술극장 앞에서 좋아하던 춤을 추던 말썽꾸러기 청소년들이 지금은 국제 대회에서 이름을 날리는 세계적인 비보이가 됐죠. 갈 곳이 없던 젊은이가 모였던, 그러나 그 젊은이들의 열정을 꿈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 대학로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곳이죠."
그는 "나도 끼니를 걱정할 만큼 돈이 없을 때 마로니에공원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면서도 대학로에 남아 있었다"며 "젊은이들이 열정을 펼치는 장소로서 대학로의 옛 명성과 추억을 되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축제는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마로니에공원과 낙산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연극과 무용, 미디어아트 등 여러 장르를 결합한 실험적 공연과 인디밴드, 비보이 야외 공연 등 총 35편을 선보인다.
그는 축제 사무국에서 홍보대사를 제안 받고는 스스로 총감독을 맡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작품 선정을 위한 비디오 심사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고 폐막식 사회자 김제동도 직접 섭외했다. "프로그램은 현장감이 중요한 공연예술의 특성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모두 넣겠다는 생각으로 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대학로가 예전처럼 북적북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길거리에 수많은 공연 전단이 깔려 있고 가로수에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 있어도 용서될 만큼 자유롭게 공연예술을 알릴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에 한 곳쯤은 있어야죠. 그게 바로 대학로라니까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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