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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 6명 몰래 4일간 '이병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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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 6명 몰래 4일간 '이병 체험'

입력
2011.07.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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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들이 원한 건 작은 관심이었어요."

육군 20사단 소속 이재형(24) 소위는 21일 이렇게 말했다. 이 소위는 15일부터 나흘간 사단 예하 모 부대에 은밀히 투입돼 신병으로 지냈다. 강화도 해병 총격사건 이후 사단장인 나상웅 소장의 지시로 병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14일 이 소위는 다른 5명의 신임 소위들과 함께 사단본부로 호출됐다. 하룻동안 신병들의 말투와 행동을 습득하고 이병 계급장이 달린 전투복과 각종 보급품도 지급받았다. 머리도 신병처럼 다시 짧게 잘랐다. 이 소위는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고 불려 왔지만 취지를 듣고 나니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8명이 생활하는 내무반의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서로 다른 내무반의 신병들과 모일 기회가 있었는데 각자 담아 뒀던 불만이 쏟아졌다.

이들은 "언제든 선임병에게 경례하기 위해 담배는 반드시 왼손으로만 피워야 한다" "밥 먹을 때도 선임병보다 빨리 먹고 기다렸다가 식판을 들고 일어날 채비를 해야 한다" "가뜩이나 부대라는 환경이 낯선데도 아무런 배려가 없어 피곤해 죽겠다" 등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줬다.

이 소위는 "폭언이나 구타는 없었지만 불필요한 간섭들이 쌓여 모두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며 "선임병들이 먼저 다가서면 눈 녹듯 쉽게 해결될 일인데도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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