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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아내가 일 중독이냐고 서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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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아내가 일 중독이냐고 서운해해…"

입력
2011.07.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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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도 일하는 당신, "지금 뭘 하고 있지?" 자문해보세요

휴가 때 아내가 짜증을 내더군요. 회사에 있는 사람 같다고. 걸려오는 전화 다 받고, 수시로 컴퓨터 켜고 이메일 확인하다 보면 '지금 휴가 중인 게 맞나' 싶긴 했어요. 저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갈 텐데 말이죠. 평소엔 하루만이라도 푹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인데, 왜 막상 휴가 땐 일을 놓지 못할까요.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런 증상이 훨씬 심해졌죠. 퇴근 후에도 월차 날도 차라리 회사에 있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질 못해요. 그렇다고 남들보다 일을 월등히 잘 하는 것도 아닌데. 아내가 일 중독이냐고 서운해하네요. 30대 후반 직장인(경기 안양시 평안동)

일을 아주 좋아해서가 아닌데도 일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 흔히 '일 중독'이란 말을 하죠. 뭔가가 좋아서 빠져드는 몰입과 중독은 구분해야 해요. 가장 큰 차이는 그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느냐입니다. 가능하면 몰입이고, 어렵다면 중독이죠.

직장인이 일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 또한 몰입일 수도 중독일 수도 있어요. 일에 몰입하는 게 지나치게 습관돼 있거나 일 말고 몰입할 수 있는 다른 대상을 찾지 못할 때 그렇게 되죠. 이런 경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같은 다른 기회를 찾아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가능해요.

하지만 일을 놓았을 때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길까,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하고 불안해진다면 몰입이 아니라 진짜 중독 때문일 수 있어요. 불안은 그 감정이 해소될 때까지 어떤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계속하게 만들죠. 이런 사람들 마음 속엔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 경우도 많아요.

휴가 때도 일을 붙잡고 있다면 먼저 원인부터 정확히 알아야 해요. 가장 쉬운 방법은 스스로에게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고 질문을 던지는 거에요. 혹 답이 떠오르지 않고 멍해진다면 몰입보단 중독에 가까운 거죠. 틈틈이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일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일보 건강면은 '마음카운셀러'란 이름의 상담실을 운영합니다. 일상 속 고민이나 힘든 마음 이야기를 precare@hk.co.kr로 보내주시면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해드립니다.

상담 박승민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전문가 1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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