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백혈병 합병증으로 폐 기능을 잃어 생명이 위험했던 20대 남성을 폐 이식 수술로 살렸다. 우리나라에서 백혈병 환자의 폐 이식이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1일 “흉부외과 백효채(사진), 함석진 교수와 혈액내과 김유리 교수팀이 지난해 9월 21세 남성 백혈병 환자에게 양측 폐 이식 수술을 한 후 10개월째인 지금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6월 골수이식을 받은 이 환자는 지난해 8월 폐 말단 부위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백혈병의 합병증인 폐쇄성세기관지염이다. 골수이식을 받은 백혈병 환자의 약 50%가 여러 장기에서 합병증이 나타난다. 폐에 나타나는 경우는 4~12% 정도로 보고됐다.
백혈병으로 전신이 쇠약해진 데다 이미 타인의 장기(골수)를 이식 받은 환자에게 또 다른 장기(폐)를 이식한다는 건 모험이다. 하지만 백 교수는 “이식 말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 수술 후 감염 가능성이 제일 걱정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수술 후 환자에겐 별다른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오랜 병상 생활로 근육이 많이 약해져 근력 운동을 비롯한 재활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의료진은 올 가을이면 혼자서도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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