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호경)는 20일 삼화저축은행 인수자금 200억원을 조달해 주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로 문동성(62) 전 경남은행장을 체포하고, 서울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 전 행장은 행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4월께 삼화저축은행 대주주이자 금융브로커인 이철수(52ㆍ수배)씨와 오문철(59ㆍ구속 기소)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 등으로부터 삼화저축은행 인수자금 200억원을 조달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씨 등은 문 전 행장에게 3억원을 건넸으나 이씨의 새끼 브로커를 통해 돈을 전달받은 문 전 행장의 부하 직원이 이 중 1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행장은 고객이 특정 용도로 써달라고 은행에 맡긴(특정금전신탁) 자금 가운데 200억원을 이씨 등이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만든 사모펀드에 투자하도록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재무제표를 조작, 은행의 부실을 감춘 뒤 투자자들 2,800여명에게 970억여원의 후순위 채권을 판매한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법 위반) 등으로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과 김양 부회장, 김민영 대표, 강성우 감사 등 경영진 6명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이를 공시한 뒤 일반 투자자들에게 후순위 채권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사기적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영진의 장부조작으로 3,040억여원에 이르는 부산저축은행 당기순손실이 768억여원의 순이익으로, 1,779억여원에 이르는 부산2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이 232억여원의 순이익으로 분식됐다. 이로 인해 투자자 1,715명은 은행의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판단, 594억원 상당의 부산저축은행 후순위 채권을 매입, 1,160명은 380억원 상당의 부산2저축은행 후순위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