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선박왕’권혁 회장이 운영하는 시도상선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하고, 16일 이 회사로부터 선박을 발주 받은 울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진해 STX조선해양을 압수수색 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시도상선이 이들 업체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수백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 업체와 시도상선의 선박발주 내역 등이 담긴 계약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시도상선과 거래한 영국 선박 중개업체의 한국 지사도 압수수색해 거래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국세청은 권 회장이 탈세를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서 사업하는 것처럼 위장해 8,000억~9,000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보고 올해 4월 권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역대 최고인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검찰은 14일 시도상선의 서울본사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현재 권 회장은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검찰은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권 회장을 다음 주중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도상선은 160여 척의 배를 보유해 한국의 '선박왕'으로 불리는 권혁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10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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