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의 7,8월은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서울 대학로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휴가객의 발길을 붙잡는 다양한 공연 축제가 지역 곳곳에서 열린다. 상업연극이 홍수를 이루는 서울 대학로와 달리 실험적인 공연도 많아 지역적 매력과 함께 무대의 현장감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경남 거창 위천면의 관광지 수승대에서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로 23회를 맞는 대표적인 공연 축제다. '연극이 내게로 온다'는 주제로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8개국 40개 단체가 참가해 120회의 공연을 펼친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한국화한 템페스트를 무대에 올릴 극단 목화를 비롯해 연희단거리패('천국과 지옥'), 극단 여행자('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 등 1990년대 이후 한국 연극계를 주도한 대표적인 극단들이 참가한다. 수승대 계곡의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양식의 해외 초청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역사가 오랜 축제인 만큼 여행사와 연계한 테마여행 상품도 판매 중이다. (055)943-4152
올해로 10회째인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경남 밀양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 6개 극장에서 '연극이 현실에게 질문을 던지다'는 주제로 열린다. 예년에 비해 젊은 창작자들의 작품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이은준 연출의 '속살', 백운철 연출의 '죽어도 가족' 등 신진 연출가들의 작품 13편을 중심으로 40여 편의 연극, 뮤지컬, 무용을 선보인다. 극단 가마골의 성장뮤지컬 '천국과 지옥' 등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기획 공연과 연기워크숍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055)355-2308
호반의 도시 강원 춘천은 달마다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벤트가 열리는 축제의 도시다. 8월의 행사는 춘천인형극제다. 올해 23회째로 8일부터 15일까지 해외 4개국 5개 극단을 비롯해 국내외 75개 극단이 참가하는데, 독특한 초청 공연들이 눈길을 끈다. 프랑스 극단 듀오안피비오스의 '5분 인형극-오래된 상자'는 한 회에 한 명만 입장할 수 있다. 국내 초청 공연인 극단 예술무대 산의 '몽'은 지하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한 남성이 느끼는 내면적 갈등과 환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전국 25개 아마추어 인형극단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033)242-8450
제5회 정선인형극제는 28일부터 31일까지 아라리인형의집 야외극장 등 강원 정선 소재 3개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일본 초청 극단 3곳을 포함해 총 13개 극단이 참가한다. 관람 요금은 모두 무료다. (033)563-9667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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