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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한 머독 그리고 용감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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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한 머독 그리고 용감한 아내

입력
2011.07.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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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트 머독은 미디어 황제다웠고, 그의 부인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9일(현지시간) 뉴스오브더월드(NoW) 전화도청 사건의 증인으로 영국 하원 청문회장에 등장한 머독은 3시간 동안 의원들의 예리한 질문 공세를 노련하게 피하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머독은 청문회 초반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평정심을 회복하고 사과와 법적 책임을 철저히 분리해 응답했다. 도청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통렬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최대한 낮은 자세를 보인 반면, 도청연루 여부를 추궁할 때는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압권은 영국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이었다. 머독은 "그들(정치인)이 나를 가만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답변해, 자신에게 줄을 대려 한 정치인들을 움찔하게 만들었다. 로이터통신은 20일 "세계 최대 PR컨설팅업체 에델만을 위시한 머독의 초호화 청문회 준비팀이 이미 지난주 런던에 입성해 청문회에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의 주인공은 머독이 아니라 그의 세번째 아내 웬디 덩(42)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문회 중반쯤 한 남성이 방청석에서 뛰쳐나와 면도거품이 잔뜩 담긴 종이접시를 머독에게 내던지는 순간, 머독 뒤쪽에 앉았던 덩이 잽싸게 달려들어 이 남성의 뺨을 후려친 것. 덕분에 머독은 어깨에 거품이 조금 묻었을 뿐, 큰 봉변을 당하지는 않았다.

덩은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스타로 떠올랐다. 페이스북의 한 팬페이지에 "머독 여사의 라이트훅에 경의를 표해달라"는 글이 오르는 등 SNS에서 웬디 덩 열풍이 불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덩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1997년 머독이 소유한 홍콩 스타TV에 근무하던 시절 칵테일파티에서 그를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현재 머독과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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