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으로 구성된 미 상원의원 그룹인 '6명의 갱'이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합의를 도출, 백악관과 공화당이 끝없이 대치하는 협상 정국에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의 마크 워너, 공화당의 색스비 챔블리스 등 6명의 양당 상원의원은 19일 10년 동안 정부지출 삭감과 세수증대를 통해 3조7,000억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ㆍ메디케이드(저소득 의료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부 지출을 줄이면서 한편으로는 세수체계를 조정해 1조달러 이상의 정부 수입을 끌어내는 내용이다.
'6명의 갱'은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에 결사 반대했던 양당의 상원의원들을 부르던 이름으로, 지금은 초당적 재정감축안을 내놓은 6명을 가리킨다. 이번엔 오바마의 안에 가깝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상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안이 나온 것을 두고 "좋은 소식"이라며 "내가 추구해온 접근법과 광범위하게 유사한 방안"이라고 반색했다.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 등 공화당 상원 지도부도 "실질적인 협상이 가능한 안도할 만한 방안"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문제는 세금인상이 포함된 어떤 감축안에도 반대하는 공화당의 하원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이다. 공화당의 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경고에도 불구, 이날 세금인상이 배제된 정부지출 삭감과 균형예산을 헌법에 명시하는 내용의 감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표명한 상황이어서 이 법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없지만, 그만큼 증세에 대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과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새 타협안이 상ㆍ하원의 초당적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상원의 타협안에 대해 "건설적인 생각이지만, 세금인상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나쁜 정책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의 표결 강행을 '정치적 제스처'라고 일축하고, 14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백악관과 상ㆍ하원 지도부의 협상을 20일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양당 의원들이 초당적 합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며 "베이너 하원의장도 증세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만큼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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