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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용률이 '자녀'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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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용률이 '자녀' 추월

입력
2011.07.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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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뒀던 전모(44ㆍ여)씨는 올해 5월 서울 상도동의 한 중소건설업체에 행정사무직으로 취업했다. 전업 주부였던 그가 21년 만에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한 것은 경제적 이유가 컸다. 군인인 남편이 2008년부터 대전에 따로 살아 생활비가 늘어난데다, 대학생 고등학생 초등학생인 3남매의 등록금과 학원비 등 교육비 부담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한 달간 엑셀, 파워포인트, 한글 등 컴퓨터프로그램을 배워 취업에 성공한 전씨는 "연간 1,700만원의 소득이 더 생겨 생활비는 물론 노후설계에 큰 도움이 된다"며 "힘닿는데 까지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용시장에 40, 50대 여성 바람이 거세다. 50대 여성 고용률이 자녀 뻘인 20대를 앞질렀고, 40대 여성 고용률은 1983년 이래 가장 높았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50대 여성 209만3,000명이 일을 하는 것으로 집계돼 고용률이 1992년 3분기(60.1%) 이후 가장 높은 59.3%를 기록했다. 50대 여성 10명 중 6명이 일자리를 가졌다는 얘기로, 1983년 3분기 이래 처음으로 20대 고용률(58.9%)을 추월했다. 40대 여성의 고용률도 1983년 3분기(66.4%) 이후 가장 높은 65.9%를 기록했다.

50대 여성 고용률이 20대보다 높아진 것은 대학 진학률 상승과 청년 실업 등으로 젊은 세대의 고용률이 하락한 반면, 교육비나 노후자금 부담 등으로 일하는 어머니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 박희정 취업지원팀장은 "중ㆍ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40, 50대 여성들의 취업상담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들은 10년 이상 경력이 단절돼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지만, 경제적 이유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취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여성은 전년 상반기에 비해 상용직 임금근로자 6만4,000명, 임시직 임금근로자 4만7,000명, 무급가족 종사자 1만2,000명이 각각 늘었다. 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생활고를 겪는 중년 여성들이 가계에 보탬을 주고자 임시직이나 무급을 가리지 않고 일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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