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파키스탄에서 현지 경찰관들을 일렬로 세워두고 총격을 가해 처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파키스탄 오지에서 사로잡은 경찰관 16명을 언덕 위에 일렬횡대로 세워두고 처형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BBC는 처형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달이며, 이 영상에 나타난 장소는 파키스탄 북서부의 디르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던 이들 탈레반 반군은 국경을 몰래 넘어와 경찰관들을 습격해 생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상에는 손을 뒤로 묶인 파키스탄 경찰관들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고 탈레반 반군 지휘관이 이들에게 "너희들은 이슬람의 적이며 신께서 너희들을 처벌하기를 원하신다"며 소리지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무장한 반군들이 경찰관들에게 총을 발포하고, 이미 쓰러진 경찰관들에게 다가가 한명씩 확인사살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BBC는 파키스탄 군에 이 영상의 사실 여부를 문의한 결과 조작된 영상이 아니라 실제상황이 촬영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나 양국 정규군이 완벽하게 치안을 장악하지 못한 지역이라 탈레반이 국경을 오가면서 현지 경찰이나 정규군을 상대로 이 같은 습격을 자주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군 역시 탈레반 반군 용의자들을 이런 방식으로 처형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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