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골프계에 북아일랜드 바람이 거세다. 최근 2년 연속 US오픈 타이틀을 가져가더니 이번에는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2연속 메이저대회 챔피언을 배출했다.
지난해 US오픈에서 그레임 맥도웰, 올해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가 우승한 데 이어 베테랑 대런 클라크(43)가 18일 끝난 브리티시오픈마저 제패, 북아일랜드가 세계 남자골프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북아일랜드는 인구가 170만명도 안 되는 작은 국가지만 미국과 남아공, 호주에 이어 메이저 챔피언을 3명 이상 길러낸 골프 강국이 됐다.
천혜의 조건
북아일랜드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완벽히 갖춰진 곳이다. 명문골프장과 함께 값싸게 즐길 수 있는 퍼블릭골프장도 많다. 1951년 브리티시오픈이 열렸던 포트러시 골프클럽과 1925년 영국의 유명 건축가 해리 콜트가 리모델링한 로열 벨파스트 골프클럽 등은 세계적인 골프장으로 꼽힌다.
특히 북아일랜드는 유소년 골퍼를 키우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연중 골프장마다 치열한 대항전이 열려 주니어 선수들이 성인들을 상대로 강한 정신력과 기량을 키운다.
클라크는 "우리에게는 좋은 골프코스와 좋은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북아일랜드 선수들이 골프를 잘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매킬로이도 "다른 나라에서는 골프가 엘리트 운동이지만 북아일랜드에서는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면서 "조금만 나가도 좋은 골프 코스에서 공을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코스에 강하다
1980년대 중반까지도 대표적인 세계 분쟁지역의 하나였던 북아일랜드는 기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온다.
날씨뿐만 아니라 골프장도 험하다. 억센 러프와 해변에 조성된 링크스 코스에선 강풍과 폭우에 맞서야 한다.
메이저대회도 코스 세팅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세계정상급 골퍼들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언더파를 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바람과 비와 싸워온 북아일랜드 선수들에게 악천후는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북아일랜드 선수들은 이미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노하우와 강한 정신력이 있기 때문이다.
맥도웰은 "북아일랜드처럼 좁은 나라에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로 진출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승리를 향한 강한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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